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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F 질문 챗봇을 만들려다 작업공간을 만들게 된 이유

2026-05-23sungblab

PDF 질문 챗봇을 만들려다 작업공간을 만들게 된 이유

OpenCairn을 처음 생각했을 때 그림은 단순했습니다.

자료를 올린다
검색 가능한 형태로 만든다
질문하면 관련 내용을 찾아 답한다

이 정도만 보면 흔한 RAG 챗봇입니다. PDF나 문서를 넣고, "이 내용 요약해줘", "여기서 중요한 근거가 뭐야?"라고 묻는 도구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 정도 문제를 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자료를 잘 읽고, 내가 가진 문서 안에서 답을 찾아주는 개인용 지식 도구.

그런데 직접 만들다 보니 질문과 답변만으로는 작업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좋은 답변도 다시 쓰이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RAG 챗봇은 답변을 잘하면 좋아 보입니다. 문제는 그 답변이 다음 작업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입니다.

논문을 읽고 핵심을 정리해 달라고 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답변이 꽤 괜찮게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 답변이 채팅창에만 남아 있으면 며칠 뒤 다시 찾아야 합니다. 다시 질문하고, 다시 요약하고, 비슷한 답을 또 받습니다.

제가 원했던 건 이 흐름이 아니었습니다.

좋은 답변은 노트가 될 수 있어야 하고, 보고서의 초안이 될 수 있어야 하고, 발표 자료나 학습 자료의 일부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답변을 받았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프로젝트 안에 남아서 다음 작업의 재료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OpenCairn에서는 채팅이 중심이라기보다 프로젝트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료, 질문, 답변, 노트, 생성 파일, 작업 기록이 같은 프로젝트 안에 있어야 합니다.

AI가 바로 고치면 편하지만 위험합니다

답변을 프로젝트 안에 남기려면 자연스럽게 다음 문제가 생깁니다.

AI가 노트를 직접 고쳐도 될까요?

처음에는 그게 편해 보입니다. "이 자료를 읽고 관련 노트에 반영해줘"라고 말하면, AI가 바로 노트를 수정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품을 만들 때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노트가 이미 다른 탭에서 수정됐을 수 있습니다. 팀원이 같은 문서를 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AI가 만든 변경이 맞는지 사람이 확인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근거를 보고 그 문장을 넣었는지도 남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AI가 바로 쓰는 방식보다, 먼저 제안하고 사용자가 적용하는 방식이 맞다고 봤습니다.

현재 문서 읽기
관련 근거 찾기
변경 초안 만들기
미리보기로 보여주기
사용자가 승인하면 적용하기

이 흐름은 챗봇보다는 작업 시스템에 가깝습니다. AI가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안에서 할 일을 만들고, 그 작업이 적용되기 전 검토 가능한 상태로 남습니다.

RAG보다 중요한 건 작업의 위치였습니다

RAG를 만들다 보면 검색 품질, 임베딩 모델, rerank, chunking 같은 문제에 쉽게 빠집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검색이 엉망이면 답변도 엉망이 됩니다.

하지만 제품 관점에서는 다른 질문이 더 중요했습니다.

이 답변은 어디에 남는가?
이 근거는 다시 확인할 수 있는가?
이 결과는 다음 작업으로 이어지는가?
AI가 바꾸려는 내용은 누가 승인하는가?
실패한 작업은 어디에서 복구하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려면 단순한 채팅창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OpenCairn은 점점 "PDF 질문 챗봇"에서 "프로젝트 작업공간"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왼쪽에는 자료와 도구가 있고, 가운데에는 프로젝트 홈과 노트가 있고, 오른쪽에는 에이전트가 붙습니다.

에이전트는 현재 프로젝트를 읽고, 근거를 찾고, 답변을 만들고, 필요한 경우 노트나 파일 작업을 제안합니다. 중요한 변경은 승인 대기로 남깁니다.

노트 앱도, 챗봇도 아닌 중간 지점

Notion이나 Obsidian 같은 노트 앱은 오래 남는 작업공간이라는 점에서 강합니다. 반대로 NotebookLM 같은 도구는 자료 기반 질문에 강합니다.

OpenCairn에서 제가 만들고 싶은 것은 둘 중 하나를 그대로 대체하는 제품은 아닙니다.

제가 원하는 쪽은 이 조합에 가깝습니다.

프로젝트 단위 자료 보관
자료 기반 질문 답변
에이전트 작업 실행
검토 가능한 노트와 파일 변경
다음 세션에 남는 결과물

단순히 "AI가 붙은 노트 앱"이라고 말하면 작업 실행이 약해 보이고, "RAG 챗봇"이라고 말하면 결과가 프로젝트 지식으로 남는 부분이 빠집니다.

그래서 지금은 OpenCairn을 에이전트 작업공간으로 보는 편이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에이전트는 마법사가 아니라 작업자에 가까워야 합니다

AI 제품을 설명할 때 가장 쉬운 유혹은 "알아서 다 해준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 표현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실제 제품에서는 알아서 다 하는 것보다, 무엇을 근거로 어떤 작업을 했는지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OpenCairn의 에이전트는 이런 흐름에 가깝습니다.

요청을 프로젝트 범위로 해석한다
자료와 노트에서 근거 후보를 찾는다
답변이나 작업 초안을 만든다
위험한 변경은 미리보기로 둔다
사용자가 승인하면 결과를 프로젝트에 남긴다

이 흐름에서는 에이전트가 크게 보이지만, 통제도 같이 보입니다. AI가 바로 문서를 바꾸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볼 수 있는 작업 단위로 남깁니다.

저는 이 차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동화의 속도보다, 나중에 다시 확인하고 복구할 수 있는 구조가 더 오래 갑니다.

지금 기준의 한 문장

지금 OpenCairn을 한 문장으로 말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OpenCairn은 프로젝트 자료를 읽고, 근거를 찾고, 남길 만한 결과물로 이어가는 에이전트 작업공간입니다.

아직 완성된 제품은 아닙니다. 계속 바뀌고 있고, 에이전트의 작업 품질도 더 검증해야 합니다. 그래도 방향은 이전보다 분명해졌습니다.

제가 만들고 싶은 것은 질문에 한 번 답하고 끝나는 도구가 아닙니다.

자료를 넣으면, AI가 프로젝트 안에서 근거를 찾고, 그 결과가 노트와 파일과 작업 기록으로 남는 공간입니다.

PDF 질문 챗봇을 만들려다가 작업공간을 만들게 된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습니다. 답변 자체보다, 그 답변이 어디에 남고 다음에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