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로 생기부 작성 도와주기
ChatGPT가 나온 뒤로 생성형 AI를 글쓰기 보조 도구로 쓰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흔히 말하는 세특 작성 보조에 AI를 꽤 잘 활용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물론 AI가 생기부를 대신 써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선생님이 가진 자료, 학생의 실제 활동, 평소 쓰는 문장 스타일을 잘 정리해두고, AI는 그걸 바탕으로 초안을 만드는 보조 도구로 쓰는 쪽에 가깝습니다.
가장 조심해야 할 건 hallucination, 즉 환각 현상입니다. AI는 사용자가 주지 않은 내용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생기부처럼 사실 기반으로 써야 하는 문서에서는 이게 가장 위험합니다. 그래서 "자료에 없는 내용은 쓰지 마라"는 식의 지시와 검토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제가 주로 추천하는 건 Anthropic의 Claude입니다. 웹페이지가 영어라 처음에는 조금 낯설 수 있지만, 한국어 문장을 길게 다듬는 능력은 꽤 좋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ChatGPT도 비슷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유료 모델은 한 달에 대략 몇 만 원 정도 비용이 듭니다. 문서 작업을 자주 한다면 저는 충분히 써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무료 모델도 쓸 수는 있지만, 중요한 문서일수록 품질과 검토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보는 편이 좋습니다.
AI를 잘 쓰려면 프롬프트가 중요합니다. 쉽게 말하면 AI에게 일을 시키는 설명서입니다. 어떤 역할로 써야 하는지, 어떤 기준을 지켜야 하는지, 어떤 자료만 참고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적어주는 게 핵심입니다.

먼저 Claude에서 프로젝트를 하나 만듭니다. 프로젝트를 쓰면 참고 자료와 지시사항을 한곳에 모아둘 수 있어서 반복 작업에 편합니다.

Project Knowledge 섹션이 중요합니다. 이곳에 선생님께서 평소 사용하시는 생기부 작성 말투, 문장 구조, 참고하실 자료를 넣으면 됩니다. 기존 생기부 사례나 작성 방안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문서를 올릴 때는 OCR(광학 문자 인식)이 가능한 PDF 파일을 추천합니다. 이미지 파일도 가능하지만, 텍스트 인식이 되는 자료가 더 안정적입니다. 저는 예시로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방법 – 제주진학협의회" 자료를 사용했습니다. 다만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의 자료(예: 100페이지가 넘는 PDF)를 올리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AI가 처리하기 좋은 분량으로 나누어 올리는 게 더 안정적입니다. 이제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교과 세특)을 작성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전에 먼저 프롬프트 인스트럭션을 작성해야 합니다. 'Set Project Instruction'을 선택하고 AI에게 지켜야 할 기준을 적어줍니다.
당신은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다음 지침에 따라 학생의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작성해주세요:
- 형식 요건
- 교과별 500자 이내로 작성
-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서술 사용
- 학생의 성장과 학습 과정에 중점
- 실제 수업/활동 사례 포함
- 필수 포함 사항
- 수업 참여도와 태도
- 교과 내용 이해도
- 학생만의 특별한 학습 방식이나 접근법
- 시간에 따른 성장과 발전
- 의미 있는 성과나 기여
- 작성 원칙
- 전문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한국어 사용
- 추상적 칭찬이나 주관적 판단 지양
- 구체적 사례로 관찰 내용 뒷받침
- 교과 역량과 연계하여 서술
- 서술 구조 가) 수업 태도와 참여도 나) 교과 내용의 이해와 적용 다) 성장과 발전 과정 라) 특기할 만한 특성이나 성과
추가 참고사항:
- 교육부 지침 준수
-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길라잡이 참조
- 선행학습 금지 관련 내용 배제
- 사교육 유발 요소 배제
제공된 학생 정보를 바탕으로 위 지침에 따라 평가를 생성해 주세요.
저는 이런 식으로 인스트럭션을 작성했습니다. 물론 이건 예시일 뿐입니다.

그다음에는 자료를 추가합니다.

Add Content 기능으로 필요한 자료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PDF 40페이지 정도가 프로젝트 용량의 40%를 차지하므로, 자료를 올릴 때는 용량도 봐야 합니다. 각 선생님만의 작성 요령과 지침은 가능하면 텍스트 파일(.txt)로 정리해서 올리는 편이 좋습니다. AI가 텍스트 파일을 더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작성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앞에서 기본 틀과 참고 자료는 어느 정도 넣어둔 상태입니다.
제 세특을 예시로 작성해보면 이런 흐름입니다.

먼저 이렇게 질문해봅니다. 그다음 제 수행평가 자료를 올려보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 자료와 내용에 없는 내용은 작성하지 마"라고 분명히 말하는 것입니다. 이 문장이 환각을 꽤 줄여줍니다.

결과가 조금 부족해 보이면 다른 지구과학 세특 예제를 추가로 넣어서 스타일을 더 잡아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초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넣은 예시는 간단한 수준이라 실제 선생님들이 보시기에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자 평소 쓰는 문장 스타일과 학생별 자료를 잘 정리해두면 훨씬 더 쓸 만한 초안이 나올 수 있습니다.
행특도 비슷합니다. 선생님이 기억하는 학생의 특징, 활동 키워드, 구체적인 사례를 최대한 많이 정리해두고, AI에게 먼저 구조화하게 만든 뒤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문장을 다듬게 하면 됩니다.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Claude를 사용할 때 한 학생의 세특을 작성했다면, 다음 학생으로 넘어갈 때는 새 채팅을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전 학생 정보가 섞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Claude는 사용량이 꽤 빨리 소진될 수 있습니다. 반면 ChatGPT는 사용량이 더 넉넉하거나 검색 기능이 편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도구를 나눠 쓰는 것도 좋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떤 AI를 쓰느냐보다, 자료를 얼마나 잘 정리하고 검토하느냐입니다. ChatGPT도 같은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제안한 방법이 완벽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AI를 그냥 "대신 써주는 도구"로 쓰는 것보다는, 자료를 정리하고 초안을 빠르게 만드는 보조 도구로 쓰면 훨씬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